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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Log/Financial

올해 부동산의 핵심 키워드 이해하기



채상욱
하나금융투자의 건설/부동산 애널리스트


재물을 불러온다는 ‘황금돼지’의 해라는 2019년. 하지만 부동산 투자는 여러 정책, 시장 변수로 인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복잡한 흐름 속에서 올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알려면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공시지가’ 입니다.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

부동산 시장은 2018년 한 해 롤러코스터를 탄 듯 움직였습니다. 연초부터 여름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가팔랐지만, 9.13 대책이 발표된 이후부터는 시장이 빠르게 냉각했기 때문입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마감한 2018년 시장이었기 때문에 2019년에 매수, 청약, 임대 중 선택을 해야 할 많은 분들 역시 고민이 많게 생겼습니다. 시장이 어떤 정책이나 변수로 영향을 받고 있는지, 2019년의 어느 시점 어떤 변화가 핵심인지를 짚어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2019년 부동산 시장을 대표할 키워드는 바로 ‘공시가격’입니다. (공시가격이란 흔히들 공시지가로 알고 있는 이름이기도 한데 공시지가는 토지가격이고, 공시가격은 아파트나 단독주택과 같은 주택에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2018년 말. 서울은 하락, 수도권은 상승

작년 말부터 부동산 시장은 서울의 고가-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완연한 반면, 경기도권의 중저가-중소형 주택은 상승세가 확연합니다.

​불패’ 라던 서울 강남권의 대단지들도 예외 없이 실거래가 기준으로 하락 했습니다. 먼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종전 실거래 최고가가 전용 84㎡기준 20.5억원(9월초)에서 18.45억원(11월중)으로 하락했습니다. 송파구의 잠실 엘스의 경우도 전용 84㎡ 18.4억원(9월중)에서 17.25억원(10월초)으로 낮아졌습니다. 서초구 반포리체도 전용 84㎡ 22억원(8월말)에서 19.8억원(11월말)로 하락했습니다. 이들 세단지는 서초-강남-송파라는 강남3구를 어느 정도 대표하고 있습니다.

반면 수도권 시장은 뜨겁습니다. 특히 수도권 광역 교통망의 수혜지역으로 거론되는 파주, 양주, 수원, 군포, 의정부, 남양주 등 지역의 주요 대단지의 경우 실거래가가 연말로 갈수록 최고가를 갱신했습니다. 경기도 수원시 화서주공4단지는 전용 59㎡의 9월 가격이 2.9억~3.1억대였으나, 11월 실거래는 3.6억~3.9억원대로 상승했습니다. 경기도 양주시 덕정동 양주서희스타힐스 2단지 전용72㎡의 경우, 9월 가격은 2.37억원에서 12월 가격은 2.5억~6억원대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시장 분절의 원인도 결국 공시가격

시장이 이처럼 분절되어서 움직이는 이유도 결국은 공시가격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2018년 9월 13일 발표한 9.13 부동산 대책의 여파입니다. 9.13 대책은 서울 집값 급등의 원인이자, 과도한 혜택 논란이 있었던 임대사업자 등록제도를 대폭 손 봤습니다.

임대사업자 제도는 주택가격과 상관 없이 전용면적 기준 85㎡ 이하라면 8년간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있고, 주택 매각 시 양도소득에 대해서 최대 70%의 감면 혜택을 볼 수 있던 파격적인 제도였습니다. ​​그런데 9.13 대책을 통해 양도세 혜택을 공시가격 6억원(지방은 3억원)을 넘는 고가주택은 이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공시 6억원 초과의 고가 주택을 사서 매각 시 양도소득의 감면을 받으려던 수요가 감소하고, 반대로 공시 6억원 이하의 중저가 주택으로 이전하는 일종의 풍선효과와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가 2018년 12월 27일, 풍선효과가 일어난다고 생각되는 지역인 수원시의 팔달구, 용인시의 수지구 등을 새롭게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재산세, 종부세 인상도 공시가격 따라

이뿐만이 아닙니다. 공시가격은 재산세나 종부세의 기준이 되는 금액이기도 합니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공시가액은 현재 시세의 50~55% 수준인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가령, 서울 마포구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경우 전용 84㎡기준 매매 시세가 14억~15억원인데, 공시가격은 6.8억원 정도 됩니다.

그런데 정부는 2019년의 공시가격을 대폭 인상할 기세입니다. 여기서 대폭이란 현행 시세의 50%수준인 공시가격을 시세의 70%이상으로 높이는 것 을 말합니다. 만약 올해 공시가격이 대폭 인상된다면 자연스럽게 재산세와 종부세도 상승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종합부동산세 세율도 오릅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작년까지 공시가격의 80%를 잡다가 올해부터는 공시가격의 85%를 반영하며 다소 세부담이 높아졌습니다. 재산세는 지난해와 변함 없이 공시가격의 60%를 반영하여 과세표준을 잡지만, 공시가격이 올라가면 자연히 올라갑니다.

특히 재산세보다는 종부세의 상승 폭이 클 겁니다. 왜냐하면 종부세의 경우 주택 수가 많을수록 세율도 높게 개정되었고, 세부담 상한선(전년 대비 올해 최대한 부담하는 세금의 상한선) 역시 주택수가 많을수록 불리하게 설정되었기 때문입니다. 1주택자라면 세부담 상한선이 150% 지만, 조정지역 내 2주택자는 200%, 3주택자 이상은 300%로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큰 투자는 4월 이후에

공시가격은 1월 1일 기준이지만, 발표는 매번 4월에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1~3월의 부동산 시장은 관망세가 짙을 것이라고 대부분 예상합니다. 2019년 부동산 시장의 큰 향방은 그래서 4월에 공시가격 발표되고 나서부터 입니다. 올해 부동산을 매수 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시세만큼 챙겨야 하는 항목이 공시가격임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