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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Log/Financial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한 이유





요즘 자영업자 대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는 소식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대출을 받는 금액 규모가 늘어나고 있고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다는게 요지입니다.

자영업자들 상당수가 합법적인 대부업체들로부터 대출을 거절당하고 결국 불법 사금융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까지 겹치면 그야말로 자영업이 수난을 겪는 시대이며 자영업이 무너지고 있다는 위기의 신호로 읽힙니다.

그러나 이런 뉴스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좀 다른 사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정확히는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꽤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자영업 대출과 관련한 통계가 자영업의 몰락을 가리키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영업 대출이 늘어난 건 임대사업자 때문

우선 자영업자 대출이 늘어난 것과 대출 연체율이 올라간 것은 상관관계나 인과관계가 없는 전혀 다른 방향의 소식 입니다.
자영업자 대출이 요즘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자영업자들이 어렵고 힘들어져서 은행 대출 창구를 찾기 때문이 아닙니다. (어렵고 힘든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런 자영업자들에게 은행은 대출을 해주지 않습니다. 어려운 자영업자가 늘어난다고 자영업 대출이 늘어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자영업자 대출이 늘어나는 이유는 “주택임대사업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 입니다. 주택임대사업자는 현재 약 40만명인데 작년에만 15만명이 늘었습니다. 이미 집을 갖고 있다가 임대사업자로 신고한 이들이 갖고 있던 가계부채는 임대사업자 대출(자영업자 대출로 분류됩니다)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새로 집을 사면서 임대사업자로 신고한 이들이 집을 살 때 받은 대출은 모두 자영업자 대출(임대사업자 대출)입니다. 우리가 상상하듯 시장에서 어렵게 장사하는 사람들이 받는 대출이 아닙니다 .
오히려 그런 분들은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주택담보 대출을 받아서 가게 월세나 종업원 월급을 줍니다. 그런 진짜 자영업자 대출은 오히려 ‘가계 대출’로 분류되는 아이러니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자영업자들이 가게 운영자금을 은행에서 대출받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정말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대출을 많이 받아가고 있다면 그건 은행이 그 자영업자들을 신뢰한다는 뜻이고 오히려 그건 자영업이 잘된다는 기쁜 소식 입니다.)


대출 연체율은 사회 전반적으로 증가

자영업자 연체율이 올라간 것은 좀 다른 신호입니다. 실제로 자영업자 1만명당 채무불이행자는 2017년 말 132명(1.32%)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말 143명(1.43%)으로 반등했습니다. 이 통계는 빚을 갚기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나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한 탓은 아닙니다 .

빚을 갚기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이유는 여러가지로 추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비용이 늘어나서일 수도 있고 전반적인 경기 하강으로 소득이 내려가서일 수도 있습니다. 자영업 대출 이외에도 가계대출과 저축은행 연체율도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연체율 상승은 자영업자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돈이 돌고 있지 않은 탓일 수도 있습니다.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 대출을 조인 결과가 자금의 병목현상을 가져온 탓일 수도 있겠습니다.

자영업자들이 고금리 불법 사금융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은 새로운 소식은 아닙니다. 서민금융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대부업체의 대출 거절 비율이 가장 높은 직업군은 자영업입니다만, 대부업체는 자영업자 아니면 샐러리맨 두 직종에만 대출을 하며 대출 거절 비율은 늘 자영업에서 더 높습니다.

전반적인 경기 하강으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꽤 있을 것으로 추측되긴 하지만, 그 사실을 보도하면서 인용하는 상당수의 통계는 자영업자들의 현실과는 다른 엉뚱한 통계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 리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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